‘순천에서 인물자랑 말고, 여수에서 돈 자랑 말라’는 말이 있다. 항구도시인 여수는 그만큼 돈이 많이 들어오는 곳이라는 뜻이다.

풍요로운 도시이기도 하면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거느리던 수군의 본거지인 전라좌수영이 있던 역사를 간직한 도시가 여수다. 그런 여수가 이제는 밤마다 낭만이 가득한 야경을 밝히면서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장범준의 노래 ‘여수 밤바다’가 이끌어낸 이곳의 버스킹 공연들은 여수의 밤을 한층 더 반짝이게 만들고 있다. 노랫소리가 들리는 저편에선 ‘낭만포차’에 둘러앉아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는 젊은이들이 밤을 환하게 밝힌다. 뜨거운 이 여름밤을 여수에서 즐겨보는 건 어떨까.

버스킹·낭만포차, 그리고 여수 밤바다

일찍이 대표적인 남해안의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해온 여수이지만 특히 요즘에는 가장 핫플레이스로 주목받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의 대히트는 자연스레 여행객들을 여수의 밤으로 이끌었다.

이로 인해 최근 여수에서는 가수의 길을 꿈꾸는 젊은 음악인들의 버스킹 공연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악기와 마이크, 소형앰프만으로 거리에 서면 걸음을 멈춘 관광객들과 어우러져 하나의 훌륭한 공연장이 된다.

여수시도 이에 맞춰 ‘여수 밤바다 낭만버스킹’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해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 매주 금·토·일요일에 거리문화공연으로 기획해 버스킹을 하는 공연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종화동과 중앙동, 해안산책로 등의 5곳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해양공원 내 버스킹 공연이 펼쳐지는 주변에 길게 늘어서 있는 ‘낭만포차’ 역시 여수의 밤을 기대하는 관광객들에게는 빼놓지 않고 즐길만한 곳이다. 새벽 5시까지 밤바다의 야경을 배경으로 야외에서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이곳에는 밤이 되면 옹기종기 앉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여수시도 이처럼 밤바다를 즐기기 위해 찾은 여행객들을 위해 색색의 조명들로 밤을 밝히고 있다. 하멜등대와 종포밤빛누리, 종포해양공원, 여객선터미널, 이순신광장, 남산동, 소호동동다리 등 7개 지역에 4계절을 대표하는 색으로 조명을 켜고 있다.

소호동동다리는 특히 들러볼 만한 곳으로 새로 추가된 곳이다. 장생포라 불리던 소호동 지역은 왜구가 많이 쳐들어왔던 곳으로, 고려시대 유탁이라는 장군이 왜구를 물리친 것을 기념해 군사들이 불렀다는 ‘동동’이라는 노래를 딴 이름이다.

지난해 완성된 이 다리는 소호요트마리나부터 시작돼 해변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데크길로 산책하기에도 좋은데다 밤에는 길을 따라 환한 조명이 켜져 야경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낮에도 즐길 곳은 많다…해상케이블카·오동도·향일암

전통적인 관광지답게 여수는 낮이면 더 가볼 곳이 많은 도시다. 365개의 섬을 갖고 있는 여수는 휴양·관광·레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여수 시내와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해상케이블카도 타볼 만하다. 바다 위를 지나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해상케이블카로 바다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순간 느껴지는 짜릿함과 함께 탁 트인 해안의 풍경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거북선대교와 나란히 통과하는 길목에선 아래쪽의 하멜등대와 함께 자산공원 전망대, 오동도 등이 어우러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자산공원 쪽 케이블카 탑승장 쪽에서는 마치 전망대 같은 25층 높이의 주차타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색다르다.

오동도는 여수의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물론 여름에 찾는 오동도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피는 붉은 동백꽃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곳인 만큼 산책로가 잘 정비돼있는데다 섬에 가득한 대나무와 동백나무 숲 그늘은 찌는 듯한 여름 더위 속에서도 쉬어갈 수 있게 한다.

오동도 꼭대기에 오르면 전망대로 변신한 25m 높이의 등대가 있다. 이곳에서 주변 풍광을 둘러볼 수 있고 등대 옆에는 홍보관이 마련돼있어 등대와 바다에 관한 각종 정보들을 살펴볼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 옛날 배를 타고 여수 인근을 항해하는 체험을 하도록 한 시뮬레이션 기기도 눈에 띈다.

돌산 끝자락 금오산 절벽에 있는 향일암은 트레킹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길지 않은 거리이지만 꽤 경사도가 있어 한여름엔 관음전에 다다를 때가 되면 땀으로 흥건히 젖을 정도다.

돌계단에 이어 등용문을 지나 전망대에 도착하면 멀리 경남 남해 땅까지 보인다. 저 아래에는 거북머리 모양의 곶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에도 곶 위 한복판에 얹어놓은 국방부의 군 생활관은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한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은 수족관인 한화 아쿠아플라넷을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2012년에 문을 연 이곳에는 러시아에서 온 흰고래 벨루가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바다거북, 새끼 라쿤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여수 거문도의 향토설화인 ‘신지께의 전설’을 테마로 수족관 안팎을 연계해 펼치는 공연은 아이들에게 좋은 볼거리다.

이 밖에 여행과 함께 즐기는 남도의 맛은 기회가 닿는 한 챙겨서 경험해야 할 것들이다.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돌산갓김치 외에도 ‘하모’라 부르는 갯장어 샤부샤부는 6∼9월이 제철이다. 매콤새콤한 서대회무침과 짭조름한 게장백반도 여수 10미(味) 안에 들어가는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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