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청년당원 박희정

문재인정부는 집권 후 지방분권 개헌 논의를 우선과제로 내놓았다. 비록 집권 2년이 지난 지금 개헌이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자치 단체의 자치역량을 키우고 주민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은 여전히 있다. 지방분권의 실현은 중앙 권한의 지방 이양, 자치단체 권한을 강화하는 재정분권과 더불어 주민들이 자신의 문제, 지역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의 주민자치 실현에 달려있다. 하지만 주민자치는 한순간에 이룰 수 없고 주민의 자발적 참여 경험이 축적되는 과정에서 가능하다.

이 과정 동안에는 지역사회 안에서 주민과 가장 가까운 위치로 민의를 읽고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는 대의기구인 지방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방의회는 주민 실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주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작은 통·반, 동 단위에서 주민의 욕구와 고민을 공론화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까지 주민과 함께 찾아가며 정책 입안자로서 지역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지방의원의 역할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지방의회는 변화가 필요하다. 점점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지방의회에서 지역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활발한 정책 제안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청년세대가 지역문제 해결의 주체로 등장하고 지방의회에 진입해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비전을 그려내는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사회적 환경에서 청년이 지역 사회 내 적극적 주체로 위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의 청년은 민주화운동 때처럼 직접 행동으로 세상을 바꿔본 경험도, 권력을 쟁취해본 경험도 없다. 요즘은 자기 노력을 통한 성취마저도 갖기 힘든 사회이다. 삶의 문제가 나, 개인에게 집중해있고 당장 먹고살만하다는 정도로 만족한다. 아마 먹고 살만하다는 정도를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런 환경이 청년을 더욱 의사결정의 주체가 아니라 방관자로 내몬다. 힘을 가져본 적이 없는 청년은 사회 변화에 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없었다고, 우리 대신 잘 하고 있는 다른 이가 있다고 손 놓고 바라만 보는 것이 맞을까. 사회 구성원으로 사회 변화에 작게나마 힘을 보태면서 사회적 성취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는 그런 의미에서 청년들이 진입하기에,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기에 용이한 곳이다. 내 삶의 문제에서 시작해 고민을 풀어내기에 지리적으로 가깝고, 구체적 고민을 펼치기에 범위가 작다. 게다가 변화를 바라고 행동했을 때 보다 쉽게 변화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청년이 지방의회에서 지방의원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 안에서 주민으로서 내 문제, 이웃의 문제, 지역사회 문제를 다른 주민들과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다.

청년의 지방의회 진입의 필요성을 넘어, 청년세대가 지방의원이 되었을 때 더 나은 지방의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선행연구를 보면, 김도종·윤종빈(2004)은 광역의원이 젊을수록 의원조례안 발의건 수, 청원 및 진정서 처리건 수, 주민여론수렴 접촉, 자치단체 서류 제출 요구건 수, 지역위원회 관련 모임 참석 횟수가 더 높게 나타나 의정활동이 활발함을 주장하였다. 정다빈·이재묵(2018)의 최근 연구에서도 기초·광역의원의 연령이 낮을수록 조례발의건수가 높아진다고 하였다. 지방의회 안에서 지역의 비전을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와 활발한 활동이 가능한 청년의원이 많아져 지역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지역 이슈를 잘 해석하고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선 의원의 정치적 노련미와 더불어 청년 정치인의 활동력, 문제해결 의지, 적극성 등이 함께 한다면 지역사회 변화·발전에 더 큰 힘이 된다.

정치는 생활의 문제에서 시작하고, 힘은 당사자성에서 나온다. 청년의 정치 참여가 자신의 생활권 단위에서부터, 주민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인 지역사회에서부터 시작되었을 때 작지만 의미 있는 사회변화의 역동적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1)본 기고문은 본인 석사학위논문 「지방의회 내 청년세대 과소대표 실태와 개선방안 연구 :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의 내용을 요약·발췌하였습니다.
2)김도종·윤종빈, 「참여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한 의원역할에 관한 연구: 광역의회를 중심으로」, 『한국동북아논총』, 제32집, 2004, 345-363쪽.
3)정다빈·이재묵, 「지방선거에서 청년 세대의 대표성 제고 방안연구: 지방의회의 입법 활동성을 중심으로」, 『사회과학연구』, 제25권 1호, 2018, 7-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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