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백련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국제분과위원회 위원장

바둑에는 ‘대마불사’라는 말이 있다. 대마불사(大馬不死)는 문자 그대로 ‘큰 말은 쉽게 죽지않는다’ 뜻이다. ‘작은 집을 내어주어도 큰 집을 지키면 반드시 살 길이 생긴다’는 바둑은 작은 전투에서 져도 큰 전쟁을 승리할 수 있음을 뜻한다. 모든 흑백 알이 같은 값어치를 가지는 바둑에서는 상대방이 무슨 전략을 쓰는지 쉽게 간파할 수 없다. 마지막 수를 두어서야 집을 계산하여 누가 이겼는지 알 수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 반면 서양의 바둑 격인 체스는 왕, 여왕, 기사 등 각자의 역할이 확실하다. 왕을 쓰러뜨리면 이기는 게임이다. 목적과 전략은 간단명료하다. 이런 맥락에 바둑을 두는 사람이 체스를 즐겨도, 체스를 즐기는 사람이 바둑을 익히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 불렸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을 바둑의 나라라 칭했다.[1]

5월 둘째 주, 전국 청년위원회는 중국 공산주의청년단(이하 공청단), 중화전국청년연합회 (이하 중청련)의 초청으로 제1회아시아문화문명대회, 공청단 주최 청년포럼, 중청련 주석 간담회, 중국 외교부,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춘 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어리석은 사람이 총명하기는 어렵고, 총명한 사람이 어리석기는 더욱 어렵다는 뜻의 난득호도(難得糊塗)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이다. 중국은 규모, 기술력, 외교력 모든 측면에서 쉽게 죽을 수 없는 큰 집을 짓고있음을 보여주었다. 달리 말하면, 매순간 대마불사의 한 수를 두고있는 중국은 백년대계의 야망을 숨기고  어리숙하게 비추어지는 일에 실패했다.

준비기간만 4년, 47개국에서 2,000명의 대표단이 참석한 제1회아시아문화문명대회는 시진핑 주석의 기조연설로 장을 연 초대형 국제회의이다. 시진핑 주석은 27분 30초에 달하는 연설에서 무려 45번 ‘아시아’를 거론하며 아시아권 국가가 문명을 매개체로 한 공동운명체라고 주창했다. 긴 대회에도 들어가는 ‘문명’ 이라는 단어는 1990대 중반, 정치학자 사무엘 헌팅턴이 서구 문화권과 타 문화권의 충돌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지명한 개념으로 잘 알려져있다. 일방적인 영향력 행사를 통해 세계 질서의 혼란을 초래한 서구 문화권의 접근을 비판하며, 아시아 간의 결속을 다지고 중국의 역할을 키우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기조 연설 중 ‘꽃 한 송이 피었다고 봄이 온 게 아니라 백화가 만발해야 봄이 정원에 충만하다(一花獨 放不是春 百花齊放春滿園)’는 어구를 인용하며 아시아 문명의 새로운 융성을 목표로 하자고 제언했다.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은 공청단 주최 청년포럼 기조 발표에서 ‘아시아 문명 전승 및 혁신의 청년 책임’ 이라는 주제로 ‘만년의 인류 역사 중 단 100년을 제외한 아시아 문명은 늘 세계사의 중심이었다. 앞으로 새로운 100년을 평화 협력의 힘으로 준비하자’고 발언했다. 아시아 문명권 내 청년 리더들 간의 유기적인 소통을 위해 범아시아 청년 회의를 만들자 제안할 때는 박수가 나왔다. 거시적인 이야기 뿐 아니라 한중 청년 채널을 구축하고 교류를 정례화하자는 합의도 도출됐다.

짧은 기간 동안 중국은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바둑의 묘미는 흑백으로 이루어진 돌들의 역할이 애초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며 주변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다음 수가 더더욱 중요해지는 시기이다.


[1] 헨리 키신저, 중국 이야기,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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